우주 만물은 본래 하나의 기운이 지극하여 天地를 이루었다. 천지에는 太極과 陰陽五行의 기운이 있는바 만물은 모두 그 기운을 받아 태어난다. 이를 命과 德으로 바르게 밝혀 이롭게 하고자 한다.(宇宙萬物以一氣至極爲天地. 天地有太極陰陽五行而萬物諸生得天地之運. 以命德明正爲理.)

命에는 하늘의 뜻을 부여 받은 天命과 땅의 뜻을 부여 받은 地命과 어버이의 뜻을 부여 받은 人命(生命)이 있다. 이를 三命이라한다. 天命은 높게 솟아오르는 강인한 기운이며 地命은 넓고 부드럽고 안정된 기운이며 人命은 꽃이 열매가 되어 잉태하여 돋아나는 생명의 기운이자 부모님의 크고 지극한 사랑의 기운이다. 만물은 모두 天地人 三命의 기운을 지니고 있다.(命有受天意天命受地意地命受父母意人命. 這謂三命. 萬物諸有天地人三命之運.)

德은 하늘의 높은 기운과 땅의 넓은 기운을 받아 바위에 저장하여 물을 잉태하고 만물을 생하여 천지자연의 근원으로 삼는다.(德受天之高運受地之廣運貯藏巖石孕胎水生萬物爲天地自然之根源.) 덕은 작은 물줄기로 시작하여 넓고 깊은 호수와 바다를 이루고, 온후한 흙의 기운에서 돋아나 하늘과 맞닿는 나무를 키웠다.(德始於小流之川成浩深湖海,始於溫厚壤之運長生天上之樹木.) 우주만물을 낳고 키우며 조화를 이루는 우주만물의 지혜라 할 수 있는 德은 인간의 생활 전반에도 활용되어 사회를 조화롭게 만드는 삶의 지혜가 되었다. 그리하여 덕은 생활의 표준 지표로서 삶을 이롭게 한다.

命이 부여 받은 선천운의 특성이 있다면, 德은 움직여 변화하는 후천운의 특성이 있다. 命에는 음의 기운과 양의 기운이 혼재되어 있다. 음양(陰陽)은 서로 대립되어 충돌하기도 하며 서로 의지하며 조화를 이루기도 한다. 충돌과 조화의 시간이 지나면서 음양은 서로 혼재되어 양의 기운 속에 음의 기운을 품고 음의 기운 속에 양의 기운을 품게 된다.(陽中陰, 陰中陽, 陰陽和中) 즉 음양의 기운은 각 자의 속성과 더불어 공통의 속성도 지니면서 다원화된다.

德은 생하고 변하고 소멸하는 변화하는 기운을 가지고 있다. 음양이 서로 융화하듯이 덕도 생멸하는 가운데 변화하고 조화를 이루게 된다. 천지만물의 변화를 오행(木火土金水)의 相生과 相剋으로 도식화(圖式化)하여 변화하고 성장하는 기초로 삼았다. 대표적으로 방위(東西南北中), 색(紅白靑黑黃), 소리(牙舌脣齒喉), 음악(宮商角徵羽)로 정의하였다. 또한 인간이 지켜야 할 기본 도리(仁義禮智信)로 나타내기도 했다. 이처럼 五德은 변화하는 우주만물의 이치와 지혜를 모두 담고 있다.